해리 케인 '침묵' 잉글랜드 눈물...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유로 2020]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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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이탈리아 선수들이 11일 밤(현지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연장전 접전 끝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 승리를 거두고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아주리’(Azzurri)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유럽축구 챔피언에 다시 등극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55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결승전에서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이탈리아는 이날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잉글랜드와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에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탈리아는 이날 경기 시작 2분 만에 잉글랜드의 루크 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루크 쇼는, 이날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격한 키어런 트리피어(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오른쪽 크로스를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문 왼쪽을 갈랐다.

잉글랜드의 왼쪽 미드필더 루크 쇼가 경기시작 2분 만에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중앙수비 레오나르도 보누치(19번)가 후반 22분 코너킥 뒤 문전혼전 상황에서 1-1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탈리아는 이후 경기를 지배하며 거센 공세를 펼치며 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 중 34살 베테랑 중앙수비인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가 동점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갔고 끝내 승부차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는 1번 키커 도메니코 베라르디(사수올로)가 먼저 골을 터뜨렸고, 잉글랜드도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이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팽팽히 맞섰다. 이탈리아는 2번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토리노)의 슛이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에버튼)의 선방에 막혀 위기를 맞았다. 잉글랜드는 곧바로 해리 맥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골을 성공시키며 2-1로 앞섰다.

그러나 3, 4번 키커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탈리아는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시(유벤투스)가 연이어 골문을 가른 반면, 잉글랜드는 이날 승부차기만을 위해 연장 후반 막판 투입한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가 연이어 소극적인 슛으로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의 선방에 막히면서 2-3으로 패배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이탈리아 5번 키커 조르지뇨(첼시)의 슛이 픽퍼드의 선방에 다시 막히며 잉글랜드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왔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마지막 키커 부카요 사카(아스널)의 슛이 골키퍼에 막히며 허망하게 승리를 이탈리아에게 내줬다.

승부차기로 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탈리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이날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이탈리아는 지난 1968년 첫 우승 이후 두번째 이 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A매치 34경기 무패행진(27승7무)을 기록한 가운데 이룬 우승이기에 더욱 값졌다. 대회 최우수선수상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의 영예는 이탈리아 골키퍼 돈나룸마에게 돌아갔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A조 조별리그에서 터키를 3-0, 스위스를 3-0, 웨일스를 1-0으로 차례로 격파하고 3연승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는 오스트리아를 2-1로 격파한 데 이어, 8강전에서는 우승후보 벨기에를 2-1로 물리치고 중대 고비를 넘겼다. 4강전에서는 스페인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한 바 있다.

그동안 이 대회 4강에만 딱 두번(1968, 1996년) 올랐고, 1968년 3위가 최고성적이었던 잉글랜드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결승전이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1골도 내주지 않는 등 철벽수비를 자랑했지만, 이날 지칠 줄 모르는 이탈리아의 공세에 밀리며 결국 오랜 숙원을 풀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55년 전인 1966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로 한번도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오른쪽)이 이탈리아 중앙수비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공을 다투고 있다. 케인은 이날 이탈리아 베테랑 수비 벽에 막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는 이날 단 1개의 유효슈팅에 그칠 정도로 주득점원인 해리 케인이 이탈리아 베테랑 중앙수비인 34살 보누치와 36살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의 벽을 뚫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슈팅수에서 이탈리아는 15-5(유효 6-1)로 앞섰다. 이탈리아는 공점유율 62%로 경기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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