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화성 벌판에 선 1.8kg 헬리콥터 : 과학 : 미래&과학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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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첫 시험비행 앞두고 탐사로버에서 분리

내장 배터리로 영하 90도 극한 추위 견뎌내
네 다리를 펴고 이륙장에서 비행 대기 중인 ‘인지뉴이티’. 4월4일 촬영한 사진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이륙 준비를 위해 마침내 화성 벌판에 섰다. 무게 1.8kg의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는 오는 11일 사상 최초로 지구외 천체에서 동력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인지뉴이티가 지난 3일 탐사 로버 `퍼시비런스'에서 떨어져 나와 화성의 추운 밤을 잘 견뎌냈다고 5일 발표했다. 화성의 밤 기온은 영하 90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헬리콥터 배터리와 전자장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인지뉴이티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테디 차니토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지뉴이티가 자체 에너지로 땅에 착지하고 추운 밤을 견뎌낸 뒤, 깨어 일어나 퍼시비런스와 `건강하게 살아 있다'고 교신할 수 있었다"며 "우리 팀은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퍼시비런스는 헬리콥터를 내려놓은 뒤 곧바로 60미터 떨어진 거리까지 후퇴했다. 헬리콥터 날개 위의 태양전지판이 가능한 한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화성이 받는 햇빛량은 지구의 약 절반에 불과하다. 헬리콥터는 자체 에너지를 이용해 동체의 온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함으로써 첫날 밤을 잘 견뎌냈다고 나사는 밝혔다. 나사는 앞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헬리콥터 회전날개의 고정 장치를 푼 다음 시운전을 할 예정이다.
인지뉴이티가 화성 땅에 착지한 뒤 내장 카메라로 찍은 이륙장 표면. 나사 제공
이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인지뉴이티는 첫 시험비행에 나선다. 초속 1미터의 속도로 고도 3미터까지 상승해 30초 동안 비행구역을 선회한 뒤 돌아온다. 퍼시비런스와 헬리콥터에 장착돼 있는 카메라들이 이 장면을 촬영한다. 이 영상 자료들은 비행 다음날 지구에 도착한다. 나사는 첫 비행이 성공하면 고도 등을 변경하며 30일 안에 4번 더 비행할 계획이다. 나사는 이번 비행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1903년 12월17일 라이트 형제가 띄운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의 날개 겉면을 씌웠던 천 조각 일부를 인지뉴이티에 탑재했다. 이 천 조각은 헬리콥터의 태양전지 아래쪽에 절연 테이프로 씌워져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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