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원유 가격 어쩌나…"법대로 하자" vs "다 같이 죽는다" - 미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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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原乳) 기본 가격 조정 협상에서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유제품 코너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原乳) 기본 가격 조정 협상에서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유제품 코너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原乳) 기본 가격 조정 협상에서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낙농가는 인건비와 정부 정책에 호응한 축사 개선에 비용이 들어 원유 기본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유업계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우유 소비가 줄면서 원유 가격 동결 또는 인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우유업계와 낙농가 등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9일 1차 원유 기본가격조정 협상위원회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회의를 한 끝에 25일 마지막 5차 회의를 연다.

원유 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는 낙농가와 유가공 업계가 원유 가격 인상 폭을 협의하는 협의체다. 생산자 대표와 낙농 관련 조합장 대표, 유업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에서 결정된 최종안이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통과하면 8월 1일 생산분부터 조정된 가격이 반영되는 방식이다.

그동안 낙농가와 유가공업계는 매년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정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극단적 대립이 이어졌고 이를 막기 위해 매년 우유 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유 기본가격은 매년 5월 말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하는데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이상일 경우에만 협상을 통해 조정한다. 증감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이 이뤄진다.

지난해엔 2018년 우유 생산비(775원)가 2017년(767원)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쳐 협상이 열리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1L당 생산비는 2017년(766.73원)보다 23.33원 증가한 790.06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협상 가격 범위는 L당 21원에서 26원 사이가 된다.

강원 춘천의 한 낙농가 농민이 착유장에서 젖소 착유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강원 춘천의 한 낙농가 농민이 착유장에서 젖소 착유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낙농가는 지난 2년 동안 사료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무허가 축사 적법화와 같은 정부 정책에 맞춰 축사 개보수를 시행한 점도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는 전국 6100여 개로 추산된다.

이에 반해 우유업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원유 가격의 인상은 유가공업체의 타격은 물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안그래도 소비를 줄이는 가운데 가격을 올리면 유제품 소비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이다.

우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학교 급식 우유 공급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600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낙농진흥법(제11조)에 따라 생산한 원유를 전량 구매해 남는 원유를 탈지분유 등으로 재가공하는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도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우유업계는 계속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관련 제품의 가격도 오르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식품 수급에도 영향을 끼치며 우유, 계란 등이 생산과 동시에 대량 폐기되고 있다고 영국 BBC뉴스 등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의 최대 낙농업협동조합인 ‘데어리 파머스 오브 아메리카’(DFA)는 하루 우유 폐기량이 1400만ℓ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뿐 아닌 영국 낙농업자들도 남아도는 우유 처분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영국 낙농업자협회(RABDF)는 초과 생산분이 일주일에 500만ℓ 규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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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4, 2020 at 09:1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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